박수현 개인전_Tilting for dry Water piled up on the removed door

 

 

 

 

 

 

제3회 ‘처음의 개인전’ 공모 선정작 │ 박수현 개인전

< Tilting for dry Water piled up on the removed door >

레인보우큐브 갤러리  |   2019.4.26 ~ 5.5

 

참여작가_박수현
기획_김성근
글_전영진
주최_레인보우큐브 갤러리
사진제공_임현정
케이터링_폼폼파티(@pompomparty_official)

 

 

 

 

의심스러운 상황과 비논리적인 사건의 경험에서 거리를 두기 위해 전조와 암시의 형상들을 그리고 수집합니다_박수현

 

 

거리를 둔 만큼 다가가기_전영진

고속도로 밖 바퀴가 빠진 채 낡아 있는 폐차, 비닐은 낡고 찢어져 바람에 흩날리지만, 골조만은 튼튼히 살아 있는 비닐하우스, 때가 타고 한쪽 눈알이 빠진 색 바랜 인형 등. 모습이 많이 변형된 익숙한 사물을 우연히 보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공포가 있다. 우리가 그러한 사물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그 이미지 자체의 미적인 요소 때문이라기보다는 사물이 여러 사건을 겪었을 것이라는 어두운 느낌의 전제와 그의 기능을 다 한 뒤 버려지고 말았다는 실체적 사실에 있다. 박수현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는 일견 이러한 종류의 아스라한 느낌이 스며든 인간이 만들어 낸 공산품 관찰하기에 한정된 듯 보인다. 그러나 공을 들여 이미지를 읽다 보면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차가운 진실과 필요가 다하면 사물의 의미는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이 선명히 드러난다.

흔하게 경험하기 때문에 그럴 만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위안하고 무심코 넘기게 되는 사소한 사건들이 있다. 우연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우연히 문이 닫히고, 우연히 종이비행기가 날아오는 우연한 사물의 공격들. 하지만 잦은 우연이 반복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필연의 힘으로 느껴질 때, 어떤 이는 그 불안을 이겨내려 합당한 근거를 찾는 모험에 나설 것이고, 어떤 이는 그 힘의 실체가 드러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안전이 보장된 정도의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될 것이다. 박수현 작가의 작품은 사물이 만들어내는 우연적 사건으로 야기된 두려움에 대한 거리 두기가 겹치고 겹쳐 화면을 이루어 낸다. 갓 태어난 상태가 아닌 나름의 인생 흐름을 가진 사물들의 인생 궤적이 작가의 삶의 궤적과 포개지는 찰나를 포착해 재료의 질감을 살려 재현하는 과정은 작가의 눈에 들어온 그 시간의 지점 앞과 뒤를 박제하여 부동의 소재가 되어버리고 만 사물의 이야깃거리를 무심히 배제하고 오히려 사물의 이미지로서의 존재감 자체를 부각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 거리라는 것은 물리적인 것에 그칠 뿐, 사물의 그리기 대상으로의 역할은 충분히 이행되어 작가에게 오랜 시간 관찰하고, 묘사하게 하여 두려움의 대상과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3차원을 2차원으로 옮긴다는 말로 설명되는 회화 매체는 흔히 2차원의 평면 안에 3차원의 환영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작가에게 있어 이 문장은 3차원으로 이루어진 삶의 주변에 흔하지만 미혹적인 장면을 공간 속에 가둔다는 의미를 가진다. 여러 우연적인 작은 사건들의 중첩은 큰 하나의 사건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변형되는 과정을 통해 사물의 이야기를 배제하여 그 자체의 이미지로만 보이도록 하며, 보이는 면만 기능하는 회화 속 다수의 이미지처럼 세상 모든 사물, 넓게는 사람, 그들을 둘러싼 세상도 예상 가능한 모습 그대로만 기능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극적 적극성(거리를 두되, 자세히 관찰하려는 의도)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박수현 작가의 작품 속에는 일반적으로 위험성이 느껴지지 않는 주변 소재와 환경이 건조하게 그려져 있다. 마띠에르matière가 느껴지지 않는 재료를 캔버스에 얇게 입혀진 장면은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의 표면만을 얇게 발라내어 캔버스의 표면에 살짝 덮은 듯, 보이지 않는 이면을 크게 덜어낸다. 작가만의 그리기 형식은 담되 감정은 드러내지 않는 선들이 묘사하는 것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표면 바라보기’이며, 실상 회화에서 다루는 이미지라는 것의 허상을 공연히 표현하여 내러티브narrative를 배제한 이미지의 실체를 자연스레 주장한다. 곧 그의 작품은 관객을 온전한 보임에 집중하게 만들어 사물에 대한 낯선 바라보기를 경험하게 한다.

 

 

 

 

 

 

 

 

 

 

 

A Tranquil Scene 01-1, 112.1×162.2cm, ink, colored pencils, oil pastel on canvas, 2016

 

 

 

 (왼쪽부터) Chilly, 21.2cm x 33.4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7
                    Serene, 21.2cm x 33.4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7

 

 

 

 

 

 

Feeble ghost, 65.1 x 53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7

 

 

 

 

 

 

Mingle, 8cm x 9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8

 

 

 

 

 

 

Summer vacation, 43cm x 32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8

 

 

 

Tilting for dry, 145.5cm x 112.1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9

 

 

 

 

 

 

 

 

 

 

 

 

Orange color vinyl, 43cm x 32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7

 

 

 

 

 

 

 

Ax, 43cm x 32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8

 

 

 

Water piled up on the removed door,123.1cm x145.5cm, oil on canvas, 2018

 

 

 

 

 

 

 

 

 

Favorably, 72.7cm x 53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9
Favorably, 72.7cm x 53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9

 

 

 

Water piled up on the removed door, 15cm x 21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7

 

 

 

 

 

 

Favorably, 60.6cm x 90.9cm, ink, colored pencils on canvas, 2019

 

 

 

 

 

 

Stars, 21cm x 15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8
Five stars, 15cm x 21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8
Stars, 21cm x 15cm, ink, colored pencils on paper, 2018

 

 

 

 

 

 

Rambling, 72.7cm x 90.9cm, ink, oil on canvas, 2017

 

 

 

 

 

 

 

 

 

 

케이터링_폼폼파티(@pompomparty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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