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훈 프로젝트 <예술행위 이어가기2_'숨고르기'>

 

 



손지훈 프로젝트
<예술행위 이어가기2_’숨고르기’>

2019.7.18 – 8.2

 

기획/진행 : 손지훈
편집디자인 :
남윤아
공간디자인 :
강성완(Swing Architect)
공간제작 : 오원창 목수님 오세창 목수님 박상진 목수님
 강나무 강성완 김가연 김정환 김준환 남윤아 손지훈
양현모 오영준 우혜지 이몽룡 이재욱 장석구
글 : 
김준환
사진 : 이의록

장소 : 레인보우큐브 갤러리(합정동 91-27번지)

참여작가 2019

mad rabbit 양현모 조동원2 홍수진&이나신 이재혁 김대환2 이수항2 콧슈마 Image/Text 안개비
손쉬2 이름사2 박선영 김영민2  Ms. Yono Prink 돌돔 최정아(노유진&노유민2) 문정현 데니&젬마 푸로젝트527 송세진2 오영준2 손주연X박혜원(소라게와 말미잘) 지김민  전예빈&전재민 무구 이몽룡2 류준 김성근 김현준 이정화+지상이 잠잠2 제일이상한걸로팀명해야지 석치환 여윤주X김태은 우성현X김지윤X강은별 유나유나랑2

참여작가 2018

이몽룡 유나유나랑 박지희 정태오 K 강나무 이흠 신지윤 Yuki_Yumoto 박현성 앵고수 Haun&김세연 hwang_hyo 홍순용 최수산 dsxgb
정현두 only_love 똥꼬 송쥴리아 이름사 김인&호경윤 선유지앵(선유기지) 최민정 김미정 김희욱 최유성 잠잠 이주영 이수항 윤지현 최요한 손쉬&양비홍 문상훈
노유진&노유민 오영준X민정향X이지선X김제혁 조동원 김진주X최유성 Kawrou 김세연&mj 김준환 경도은 김가연/이선화 박영찬 김대환 한주예슬 송세진 


 

 

벅찬 숨 고르기_김준환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작가를 어느 정도 알고 지낸 사이거나 전시를 통해 처음 보는 분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이런 글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손지훈은 처음 볼 때도 이상한 사람이고 두고두고 볼수록 더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든 뭐라도 설명을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이 아이의 이상행동들을 지켜보면서 공감이 갈 때도 있고 안쓰러울 때도 있고 묶어놓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저는 나서기엔 다소 조용한 성격을 가진 편이며 이 아이를 옹호하거나 과한 관심을 주거나 제어하려고 하다가 괜히 엮이면 피곤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꾹꾹 참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밀린 감정들을 짧게나마 정리해서 주변사람들에게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 라고 변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 아이는 그보다 훨씬 더한 놈입니다.”

진짜로, 이 아이는 뭐 하나에 꽂히면 그것 말고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같은 순수함과 집착과 단순함으로 항상 극단적으로 과잉을 추구합니다. 축구를 한다고 하면 몸이 부서질 때까지 하고 뭔가 모으기 시작하면 온 세상을 다 모을 것처럼 모아댑니다. 뭔가 분출하기 시작하면 불타고 남은 폐허가 될 때까지 스스로를 새하얗게 만들어 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혹은 새하얀 뼛골마저 삭아 없어질 때까지… 아이의 이런 특성은 평소에 아무 말, 각종 드립[1], 끼워 맞추기, 의식의 흐름 대화 등을 통해 드러납니다. 저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아이는 리비도만 흐물거리고 있는 느낌이죠. 아무튼 이런 모습 덕에 주변에서, 그리고 스스로도 본인은 작가 아니면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힘들었을 것이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주고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위로행위들은 지난 해부터 시작한 <예술행위 이어가기> 라는 공동 수행적 특성을 가진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전시하며 기록됩니다. 이 프로젝트가 저에게 흥미로운 이유는 개인의 특성이 너무나 잘 드러남과 동시에 이 아이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하지 못할 짓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가진 몇 안 되는 미덕 중 하나는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이 함께하는 것도 가끔은 심해져서 과연 미덕인가 싶긴 하지만 언제나 힘이 닿는 한 함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까지 함께 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함께하는 과정에서 늘 그렇듯 과잉되게, 끝까지, 질리도록 함께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든 숨 고르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적어도 평온함과 차분함을 위한 숨 고르기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마치 놀이터에서 미친듯이 뛰어놀다가 지쳤는데 더 놀고 싶을 때, 어쩔 수 없이 쉬고는 있지만 언제든 다시 나가 놀고 싶을 때, 숨찬 가슴에 벅찬 마음이 더해져 가득해진 상태로 숨을 몰아쉬는, 불안할 정도로 신나고 거센, 그런 어린이의 숨 고르기 모습이 떠오르네요. 이 벅찬 상태에서의 행동들은 아주 가끔 보기 좋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본인의 희생이 동반됩니다. 희생을 하면서도 함께 한다는 것은 다소 낭만적인 느낌이지만 일종의 생존방식으로도 보입니다. 제 주변 작가들이 긴 시간 동안 공고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태도를 가지는 것과 반대로 이 아이는 무엇이든 혼자서 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것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태도로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왕성한 과잉활동과 집착적으로 성실한 기록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는 과정에서 희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진 특성을 알게 모르게 다른 것들에게 조금씩 묻히고 가끔 흘리고 아주 가끔은 흩뿌리고 다니는데 이는 작가의 작업의 주요 개념 중 하나인 밈(meme)[2]의 ‘모방하며 번식’하는 특성과도 유사합니다. 어쩌면 아이는 밈(meme)의 특성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려고 하거나 스스로를 밈(meme)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처럼 삶의 태도와 방식이 꾸밈없이 작업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얼마든지 더 과잉되고 집착적이고 순수하게 계속되었으면 좋겠고 이런 모습이 진정 이 아이가 가진 몇 안 되는 미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희생하고 다른 것에 기생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혹은 그런 삶의 지속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본인이 직접 쓴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글에도 징글맞게 묻어있는 모습을 보면 기생을 통해 어렴풋이 살아남은 것 같긴 합니다. 이러한 삶의 지속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삶의 태도와 작업의 일관성을 보이며 꾸준히 살아가고 예술행위를 이어가는 작가에 대한 응원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이 아우라는 더 이상 ‘원본’의 영원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사본의 무상함에 발 딛고 있다. “
[3]

-히토 슈타이얼 「빈곤한 이미지를 옹호하며」-


[1] 드립: 애드립의 줄임말에서 유래한 대한민국 인터넷 은어로 주로 부정적인 의미의 즉흥적 발언을 일컫는다. 후술하듯 부정 뿐 아니라 긍정 등 다양한 뉘앙스로 쓸 수 있는 마법의 말. 나무위키, 2019
[2] 밈(meme):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단어인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가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1976,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사상, 종교, 이념, 관습 등의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유전자의 자기복제적 형태를 띤다고 이해하고 일종의 문화 유전자처럼 취급한 것이다. 뇌와 뇌 사이에서 이뤄진다고 언급한다. 나무위키, 2019
[3]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스크린의 추방자들』, (The Wretched of the Screen)>(2012), The MIT Press, 김실비(역), 서울: 워크룸프레스, 2018. 「빈곤한 이미지를 옹호하며」(pp.4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