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락 개인전 ‘멈춰가는 순간’

 

 

 

제 2회 ‘처음의 개인전’ 공모 선정작 │ 최상락 개인전

< 멈춰가는 순간 >

레인보우큐브 갤러리  |   2018.8.17 ~ 26

참여작가_최상락
기획_김성근
글_전영진
주최_레인보우큐브 갤러리

 

 

멈춰가는 순간

유년기에 꿈꿔왔던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유효한 것이기는 할까?(혹은 현실 가능한 일일까?) 엄청난 시대적 변화를 겪으며 얻게 된 급격한 경제성장은 젊은 우리들에게 사회의 일원이 되는 기회를 점점 줄어들게 했고 심적으로는 개인의 신념과 이상이 정반대되는 불안함을 안겨주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꿈의 성취, 자신의 생존, 편하고 유복한 삶 등 저마다의 목표를 위해 기계적인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남들과 같이 수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가고 있는 방향성에 대한 의문과 불투명한 미래에 스스로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가끔 잠시 모든 행동을 멈추고 얽히고설킨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기분을 전환하며 안정을 취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전시에서는 앞서 언급한 내면에 일어나는 고민이나 상념 또는 뚜렷하지 않는 무언가를 잡으려다 다시 흐려지는 의식들, 복잡하고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멈춰가는 정적인 순간을 캔버스에 유화물감을 사용한 회화로 나타내고자 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평범한 삶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저마다의 특별한 삶과 특징이 있는 스토리들을 담아내기 위해 작업 과정에서 대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커다란 사회의 무리가 아닌 개개인의 독자적인 모습을 찾아내고자 연구했다. 그리하여 어딘가 나아가지 못한 상태처럼 보이지만 차가운 현실 속에 뜨거운 가슴을 지닌 젊은이들의 새로운 초상을 제시하려 한다. 작가노트_최상락

 

사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

얼마 전 버스에서 우연히 듣게 된 두 고등학생의 대화는 희미하게 남아있던 등불이 훅하고 꺼지는 순간의 어둠이 눈 앞에 펼쳐진 듯했다. 최저 시급이 오르게 되면 최소한의 수입원인 아르바이트 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체념 섞인 한 문장 때문이었다. 지금의 청년들은, 비유하자면 출구가 없는 미로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방황하는 생쥐와 같다. 청년 고용 불안, 낮은 금리, 경기침체, 최저시급 문제 등. 청년의 삶에 빛이 되어줄 단어는 미디어에서 찾기 힘들고, 실제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탄탄하고도 불안한 사회구조 안에서 발화되는 청년과 관련된 불안한 단어는 오히려 4-60대 기득권층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청년들의 입에서는 한숨만이 나올 뿐이다. 변화에 대한 불안이 더 큰 사람은 가진 것을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이고, 무언가를 가진 사람은 청년이 아니라, 기득권이기 때문이다.

가장 활동적인 시기의 청년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것은 게으름도, 유약함 때문도 아닌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을 맞이한 때가 아닐까. 삶이 어떠한 목표를 향해가지 않고, 하루하루가 그저 이어져 삶이라는 글자로 그저 표현되는 지금. 이에 관련한 작가와 주변 이들의 고뇌는 캔버스 표면에 얇게 씌워졌다. 사사로운 연애감정이나, 친구와의 작은 다툼, 부모님과의 갈등 등으로 조금씩 성숙해가야 할 시기의 청년들은, 원대한 희망의 첫발부터 사회적 모순과 불평등과 기회의 박탈을 겪고, 좌절의 변두리에 머물며 윗세대가 구축해놓은 불합리한 시스템을 관조한다. 일상을 부지런히 읽는 청년들의 잰걸음을 한순간 붙잡아 버리는 불합리는 단조로운 패턴의 한순간이나 바쁜 과업 중에도 번뜩 나타나 머릿속을 헤집을 수 있다. 희망을 잃는 자리에는 꿈도, 미래도, 욕망도 채울 수 없다. 2010년대 후반 지금 젊은이의 초상은 작가의 그림 속에서 그 찰나의 순간으로 대변된다.

에너지로 가득 찬 건강한 신체와 희망을 잃은 눈빛의 대비는 청년이 아닌 아이, 어른, 그 누가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평범한 장소에서 평범함의 너머에 있어야 할 유토피아를 상상하지 못하는 이들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반짝여야 할 눈빛은 순간의 현실과 평범한 장소에서조차 빛을 잃었다. 작가가 표현한 그 하나하나의 초상들은 실제 우리 사회의 청년층을 구성하고 있고, 그들의 눈빛은 서로의 손을 붙잡고 최소한의 욕망을 지킬 수 있도록 사회를 바꿔 달라는 목소리로 변화한다. 우리는 모두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또 실제 목소리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할 것이다. 최상락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객은 우리를 우리로서 받아들이고, 지키고 나누어야 할 것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글_전영진

 

 

At the beginning of winter, 145.5×112.1cm, oil on canvas, 2017

 

 

 

 

 

Man with blue, 145.5×97.0cm, oil on canvas, 2016

 

 

Sink, 193.9×130.3cm, oil on canvas, 2017

 

 

Woman with Red sofa, 116.8×91.0cm, oil on canvas, 201

 

 

 

 

 

 

Warm and Cold, 116.8×91.0cm, oil on canvas, 2018

 

 

 

Work room, 162.2×130.3cm, oil on canvas, 2015

 

 

 

Empty, 116.8×80.3, oil on canvas, 2017

 

 

 

Blue Sunlight, 90.9×65.1cm, oil on canvas, 2018

 

 

 

Self portrait, 65.1×53.0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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