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므음 개인전 ‘소리의 몸 : BODY OF SOUND’

 

 

하므음 개인전

‘소리의 몸 : BODY OF SOUND’

 RAINBOWCUBE GALLERY  | 2016.11.11 ~ 19

 전시기획 : 레인보우큐브 갤러리(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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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무기에 “묘리기”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작업을 시작했다. 한글을 발음했을때 분무기의 모습과 닮은 글자소리를 매칭시키며 지은 이름이다. 물이 나오고 손잡이가 있는 머리 부분은 “묘(myo_)”라는 소리와 닮아있다 .”묘오오오오-” “묘” “묘” 이 소리에 집중해본다 .소리에 집중하는 순간 분무기라고 정의내렸던 기존의 인식들은 사라진다. “묘-” 이것은 분무기의 한 부분을 나타내기 충분하다. 이렇게 소리와 이미지의 관계에대해 음성학적으로 우리의 몸과 관련하여 계속 추적해 나간다.그 과정에서 소리와 이미지가 갖는 자의성과 필연성을 시각적으로 만들어간다. (…) 이런 작업의 과정을 통해 기존의 의미로부터 해방된 기표들을 생성해가며 본인이 소망하는 제3의 소통방식을 실현해간다.” 하므음

 

 언어는 단순한 관념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물이 세계 속에서 구체적인 부피와 질량을 지니듯 언어 역시 물질적인 외피를 지닌다. 언어가 언어로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위해서는 그것 역시 구체적인 육신을 입을 필요가 있다. 그 육신이란 음성이다. 생각이라는 모태에서 맴돌기만 했던 언어가 세상 밖으로 나올 때는 마치 어머니의 자궁을 거치듯 조음기관을 통해 음성으로서 탄생된다. 연인에게 사랑의 말을 전할 때 우리는 그의 눈을 보며 사랑의 메시지에 “사랑해”라는 음성의 옷을 입힌다. 그 음성은 입술에서 떠나 연인의 귓가에 닿고, 음성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이해될 때 사랑의 의미는 완성된다. 이렇게 의미 이전에, 의미가 전해지는 찰나의 직전에, 의미와는 상관없이 순수하게 소리로만 귓가에 울리는 언어의 육신이 있다. 하므음 작가는 그것을 ‘몸’이라고 부른다. 인류는 음성이라는 언어의 몸에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며 소통해 왔지만, 작가가 이 작업에서 주목하는 것은 의미 이전에 존재하는 소리의 몸이다.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신의 목소리는 신의 말씀보다 앞선다. 하므음 작가는 그 목소리 자체를 바라보고 싶어한다. 소리는 소리 자체로서 우리에게 이미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 정보 없이도 “묘”라는 소리에서 뾰족하게 앞으로 튀어나온 이미지를, “리”라는 소리에서 길지만 볼륨감 있게 휘어진 형체를, “기”라는 소리에서 단단하고 올곧게 뻗은 줄기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다. 의미 이전에 소리들은 이미 구체적인 몸의 모습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재미있는 것은 소리의 몸들이 우리의 몸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소리를 발음할 때 벌리는 입의 크기, 혀의 위치 등 우리의 몸짓에 따라 소리의 몸이 창조된다. 소리의 몸과 우리의 몸은 어머니와 태아의 관계처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연결되어 있지만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는 상동관계에 있다. 그렇다면 언어가 마침내 조음 기관을 거쳐 음성의 옷을 입고 나타났을 때, 그것은 나의 몸인가, 아니면 소리의 몸인가? 그것은 나이면서도 내가 아닌 제 3의 영역이며, 나에게도 의미에게도 속해 있지 않은 제 3의 소통 단서일지도 모른다.

 하므음 작가는 이 몸을 상상하며 그것이 자신에게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들을 시각화하여 표현하였다. 그것은 직선과 곡선, 점의 크기, 면적의 크기로 나타난다. 이 조형물들은 시각 이미지인 동시에 그것을 몸으로 가지는 소리들이기도 하다. 이 소리들은 인류가 언어에게 부여한 의미라는 옷을 벗어던진 태초의 언어이다. 의미를 벗어던진 언어들의 에덴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이곳에서 언어들은 의미의 목발을 짚지 않고 스스로의 사뿐한 발로 춤을 춘다. 몸이 있는 곳마다 춤은 행해질 수 있다. 우리가 그 몸을 알아볼 수만 있다면, 언어들은 언제나 춤을 시작할 것이다. 그 나부끼는 몸짓들은 우리에게 어떤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할까? 흩날리는 춤사위들은 우리에게 또 어떤 춤을 시작하게 할까? 언어들의 춤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춤으로 끝나는 태초의 동산에서 우리는 서로를, 또한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마치 처음 만난 것처럼. ■ 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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