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원희 개인전  < 부엌과 거실과 식탁과 책상과 >

 

 

 

제6회 처음의 개인전 공모 선정작 ┃부원희 개인전 
< 부엌과 거실과 식탁과 책상과 >

2022.5.20 – 6.5

 

참여작가 : 부원희
 : 배혜정

기획 : 김성근
전시사진 : 안부 

주최 : 레인보우큐브 

 

 

 

 

 

그림그림자_부원희

그림으로 가득한 방
의자는 창문 쪽을 보며 서 있네
창 모서리엔 바다로부터 노을이 질 참인데
너는 그림이구나
하면 의자 다리는 그림자를 문득 밟고
그림자는 놀라 펼쳐지네
벽은 일시에 서서
납작한 방을 세워
급히 달려가던 그림자는
벽에 파도로 일렁이다
소금이 되어 굳네
너는 두껍고 무겁구나
너는 투명하고 빛나는구나
노을이
창문으로
반짝
그리던 참이네

 

 

<부엌과 거실과 식탁과 책상과> – 부원희론_배혜정

존재가 예술가인 이가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 미술학원 원장님으로 살아 온 그는 내내 캔버스에 화선지에 도자기에, 종종 흙으로 비누로 때로는 인형 눈으로 또는 책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을 만드는 시간은 몹시도 소중한 것이어서 작업실 한 켠의 빈 캔버스는 삶의 공간에서 예술의 공간으로 넘어서는 그가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장이기도 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는 마르셀 뒤샹 이후 현대미술의 첨예한 화두이기도 하지만 부원희에게 예술은 당연하기도 특별하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캔버스와 안료의 물성이라는 모더니즘 회화의 기본 요소 속에서 회화의 조건을 탐구했다. 물감이 덕지덕지 발린 액자의 틀, 캔버스까지도 벗겨내고 안료만 남아 다시 나무틀을 감싼 회화는 그의 예술가로서의 삶에 출발이 되었던 회화과 미술학도로서의 연구 강령을 보여준다. 그러나 반전인 것은 그러한 안료 실험과 나란히 발견하게 되는 익살스런 인형 눈알 자켓이다. 이 작품의 킬링 포인트는 트로트 가수의 의상과도 같은 화려함 이면에 더 소란스러운 청각적 자극이다. 인형의 눈알들은 그 얇은 투명 공간 속에서 무척이나 소란스럽다. 삶의 비루함과 예술의 닿을 수 없는 듯한 숭고는 여기서 풍자된다. 이 자켓을 걸치고 돌아다니는 그를 전시장에서 마주한다면 그것은 큰 행운일테다.

다음 방을 가득 채우는 것은 책들 그리고 읽는 이의 편의를 위해 일정 페이지 이상의 양장본에 쓰이는 가름끈이 길게 연장되어 만들어내는 폭포이다. 책은 완결되고 고정된 결과물이다. 권위적이고 꽉 막혀 있으며 그 사이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란 없어 보인다. 그 사이의 접시. 접시를 만들어 그는 책 사이에 꽂았다. 달그락 거리는 접시를 진열장에 꽂아 꺼낼 때마다 조심스러운 대신 책을 좋아하는 그는 책 사이에 접시를 꽂았다. 여기서 다시 예술은 삶으로 화하고 삶은 예술에게 말을 건넨다. 그리고 그의 작업에서 다시 책이 등장할 때 그는 책에 귀를 달아 주었다. 닫혀진 세계야, 삶을 들으려 무나.

폭포를 돌아 나와 마주하는 의자에게는 하얀 그림자가 있다. 삶과 예술 사이에서 그 차이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드는 그는 이제 보이지 않게 하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지 않는 듯 존재하게 하기에 몰입한다. 그저 의자의 그림자는 소금으로 만들어지고 정성 들여 만들었으나 굽지 않아 언제 소멸될지 모르는 제기를 마주보는 족자에는 하얀 낙관이 찍혔다. 색을 지니지 않은 것으로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형상을 만들기, 굽지 않으면 쉽게 흙으로 돌아가고 말 것을 그대로 두기, ‘내가 썼소‘하는 붉은 낙관을 종이와 같은 눈에 띄지 않는 흰색으로 찍기, 화선지 뒤에 베긴 글씨로 쓴 읽을 수 없을 문수보살진성게와 시인의 시에 관한 시. 에고로 만들어진 존재로만 여겨지는 예술가의 작업이라기에 그 존재를 무에 가깝게 만드는 작업. 그의 작업은 이제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낮아지고 이 없음에 가까운 상태는 하나의 기도로 향한다.

앞서 필자는 그가 작업실에 들어와 마주하는, 손바닥으로 비벼 대 때묻은 캔버스를 이야기했다. 이 캔버스는 이 전시에서 베긴 글씨 사이에 쌓여 앉은 제기들과 마주한다. 전시의 종착지일 이 재단은 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오롯이 듣고 와 선 관객들에게 말을 건넨다. 삶과 예술 사이 어디는 당신의 삶 속 어디와 닿아 있다고.

 

 

 

 

 

 

파문의 흙제기들, 베긴 글씨 대련 족자 2점 (반야심경 진언, 김상옥님의 시 <제기>)
일정 기간 수시로 손으로 쓰다듬은 <때그림> 2점

 

 

 

 

 

 

 

 

 

 

 

 

 

 

 

 

 

 

 

 

 

 

 

 

 

 

그림그림자 2점(의자들, 소금, 아크릴 물감으로 만든 색점들)

 

 

 

 

 

 

 

 

 

 

 

 

 

 

 

 

 

 

 

 

 

 

 

 

 

 

 

 

 

 

 

 

 

<폭포> 책들, 가름끈, 포슬린 그림접시들, 사진액자들 등

 

 

 

 

 

 

 

 

 

 

 

 

 

 

 

 

 

 

 

 

<기쁨> 아크릴물감, 2009

 

 

 

 

 

 

 

 

 

 

 

 

 

 

 

 

 

 

 

 

 

 

 

 

<책>들, 흙, 비늘, 초로 만든 비늘 위에 백묵 글씨

 

 

 

 

 

 

 

 

 

 

 

 

 

 

 

 

 

 

 

 

 

 

 

 

 

 

 

 

 

 

 

 

 

 

 

<그림>들, 미디엄, 아크릴 물감, 나무틀, 액자틀, 이젤, 의자, 붓털, 먼지, 날벌레 등, <열망눈알소리옷>

 

 

 

 

 

 

 

 

 

 

 

<열망눈알소리옷>

 

 

 

 

 

 

 

 

 

 

 

 

 

 

 

 

 

 

 

 

 

 

 

 

 

 

 

 

 

 

 

 

<열망눈알소리3월토끼>, <a father & mother/>

 

 

 

 

 

 

 

 

 

 

 

 

 

 

 

낭패의 사진 2점

 

 

 

 

 

 

 

<집보다 큰 배> 구슬,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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